제목 : 사회적 약자 계층에 맞춤형 복지정책 편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13-02-08 07:39:19 조회 : 2,903
참고 사진 : 없음

복지의 도시 목포
불우이웃 전용마켓, 노인 일자리 카페 …

마마스카페의 실버 바리스타들이 음료를 서빙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전남 목포시 무안동 ‘행복마켓’. 얼핏 보기엔 여느 도시에나 있는 평범한 슈퍼마켓과 같았다. 약 200㎡의 매장에 쌀·라면 등 식재료와 생활필수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다만 한 켠에서 헌 옷가지 등 중고물품을 함께 파는 게 좀 달랐다. 더 큰 차이점은 물건 값이 아주 싸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쇼핑몰의 가격이 3170원인 5개들이 라면이 2430원이었다. 손문희(67·여·가명)씨가 당면·라면·식초·티슈 등 한 보따리를 사 가면서 1만9800원을 지불했다. 계산대의 직원은 “일반 가게에서라면 3만원쯤 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마켓은 전국에서 유일한 불우이웃 전용 할인마켓이다. 혼자서 고교생 손자 2명을 거두며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목포복지재단이 2008년 12월 문을 열었다. 복지재단은 대량으로 도매가격에 상품을 사들인 뒤 구입가보다 20%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 따라서 보통 점포보다 물건 값이 품목에 따라 25~40%가 저렴하다. 하루 평균 손님은 90여 명이고, 총 매출은 100여만원이다.

손님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664명과 차상위계층 99명, 한 부모 자녀 578명 등 모두 1577명으로 한정되어 있고 한달에 최대 10만원 어치를 구입할 수 있다. 시혜자가 일방적으로 주는 물품을 받는 게 아니라 각자 필요한 것을 살 수 있어서 좋다. 이혁영(67· 씨월드고속훼리 회장) 목포복지재단 이사장은 “매입가격보다 더 싸게 파는 데 따른 손실분은 지역 독지가나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복마켓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선 ‘마마스 카페’가 성업중이었다. 단정한 차림에 앞치마를 두른 채 손님을 맞는 할머니들이 눈길을 끌었다. 각종 커피와 곡물·과일 음료는 가격이 보통 가게보다 훨씬 낮았다. 한약품인 경옥고를 이용한 라떼와 같은 이색 메뉴도 있었다. 이곳은 복지재단이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카페 문화를 장·노년층도 누리게 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복지재단 산하 노인직업훈련센터를 수료한 65~72세의 할머니 바리스타 12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커피를 추출하고 쿠키를 굽고 있다. 센터장 하동숙(66)씨는 “하루에 50명 정도의 손님이 오는데 젊은이들도 꽤 온다”며 “일반 커피숍처럼 셀프 서비스가 아니라 어머니 같은 분이 심부름해 주는 걸 신기해 하고 고마워 한다”고 말했다.

목포복지재단은 목포시 출연금 20억원과 자체 재원 1억원으로 2008년 6월 출범해 이자 수입과 후원금으로 복지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원액수는 모두 6억3000만원이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복지재단은 전국에 16개뿐이다.

목포시는 복지면에서 남다른 게 적지 않다. 목포시청은 복지행정에 관련한 조직으로 3개과(복지정책·사회복지·가정복지과)가 설치되어 있다. 다른 시·군·구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목포시 총 예산 5683억원 중 사회복지·의료·교육복지 분야 예산이 40%인 2218억원에 이른다. 올해 시정 슬로건도 ‘살아나는 지역경제, 보살피는 복지행정’이다.

목포시가 이렇게 복지 분야에 신경을 쏟는 데는 이유가 있다. 관내에 장애인시설 19곳, 아동시설 6곳, 여성복지시설 9곳, 부랑인시설 3곳. 노인복지관 4곳, 지역아동센터 41곳 등 복지시설이 다른 지역의 기초단체보다 훨씬 많이 몰려있다. 이는 1897년 개항과 함께 들어온 기독교의 영향으로 사회복지에 눈을 일찍 떴다는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또 1950년 한국전쟁 때 국토의 서남단인 목포에 피란민이 몰려오면서 전쟁고아를 위한 시설 등 복지수용시설이 많이 생겨났다.

초당대 이강(53)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예산 압박 속에서도 복지 분야에 많은 투자할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사회적 약자들을 수요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펼치는 게 괄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글=이해석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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